2015년 5월 12일 화요일

맥 라이더의 슬픔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날에
오토바이는 바로 서기가 힘들다.

뒤 따라 오는 차가 없는지
사이드 미러 한 번 볼때 마다 아찔하다.

조물주께서 생명을 지켜주신다는 것이
순간마다 피부에 와닿는다.

배달을 마치고 기름 냄새나는
빈가방을 들고 승강기를 탄다.

1층이 다와갈 때 즘에 한 번 멈춘다.

이쁘고 작은 아이가 귀여운 우산을 들고 탄다.
아이 엄마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숫자판만을 향해 선다.

아이는 신기한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며 외쳤다.
"햄버거다!"


내릴 때가지 아이는 나를 신기한 듯이 바라보았다.
하지만 나는 햄버거가 아니다.

분당 100원의 목숨이라지만
나는 햄버거가 아니다.


건당 400원에 기쁨을 누리지만
나는 결코 햄버거가 아니다.

시동을 걸고 돌아가는 길에 자꾸 그 아이의 말이 떠오른다.
나는 햄버건가?

붉은 헬멧 속에 30이 넘은 햄버거가 서럽게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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